“임플란트 수술한 쪽은 아플까봐 칫솔질을 못하겠어요”
입안에 나사못 같은 걸 심고 꿰매놨으니, 자칫 건드렸다가는 큰일 날 것 같아 양치질을 겁내는 분들이 계세요.
하지만 반대로 너무 평소처럼 벅벅 닦으시다가 실밥이 터져서 피가 철철 나는 상태로 뛰어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치과의사 입장에서는 전자나 후자나 참 조심스러운 상황인데요.
오늘은 '수술 후 입속 관리법'에 대해 아주 현실적으로 이야기해 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청라치과의원 치의학 박사, 나종찬 원장입니다.
■ 수술 부위는 ‘무간섭’이 원칙입니다.
식립을 마친 당일부터 실밥을 뽑기 전까지, 즉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는 수술한 자리에 직접 칫솔질을 하는 건 절대 금물입니다.
꿰매놓은 잇몸은 생각보다 아주 약해서 칫솔모가 살짝만 스쳐도 상처가 벌어질 수 있거든요.
지난달에도 한 분이 실밥 사이에 밥풀이 보인다고 손톱으로 긁다가 잇몸이 벌어져서 다시 내원하셨습니다. 음식물이 보여도 절대 손으로 건드리면 안 됩니다.
이때는 치과에서 드린 소독용 가글액을 입에 머금고 아주 가볍게, 고개만 양옆으로 흔든 뒤 '주르륵' 흘려보내는 느낌으로 헹궈주시는 게 정석입니다.
퉤 하고 강하게 뱉는 동작은 입안 압력을 높여서 멈췄던 피가 다시 나오게 할 수 있으니 꼭 주의하셔야 합니다.
■ 남은 치아들은 평소보다 더 신경 써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수술 부위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렇다고 입안 전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닦지 못하는 그 부위 때문에 입속 세균 번식이 더 빨라질 수 있거든요.
수술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건강한 치아들은 평소처럼 꼼꼼하게 닦아주세요. 다만, 칫솔을 움직일 때 수술 근처 부위에서는 아주 조심스럽게 동작을 작게 가져가야 합니다.
실제 수술 부위가 무서워서 양치를 제대로 안 하고 오시는 분들이 가끔가다 계시는데,
그러면 실밥 주변에 하얗게 음식물 찌꺼기가 엉겨 붙어 염증을 일으켜서 상처가 예쁘게 아물지 않고 회복도 훨씬 더뎌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피가 살짝 비치는 건 겁먹지 마세요.
수술 다음 날, 침 뱉을 때 피가 조금 섞여 나온다고 전화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건 상처가 아물며 진물이 나오는 과정과 비슷해서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인데요.
오히려 피가 난다고 양치를 아예 멈추면 입안 청결도가 떨어져서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수술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치약 거품을 내서 잘 닦아주시고, 입을 헹굴 때만 아주 부드럽게 물을 머금었다 뱉어주세요.
만약 피가 멈추지 않고 콸콸 쏟아지는 게 아니라면, 거즈를 다시 물어 압박해 주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해결됩니다.
생각보다 우리 몸의 지혈 능력은 믿음직스러우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실밥을 뽑고 난 뒤가 진짜 시작입니다!
임플란트 수술 후 일주일 정도 지나 실밥을 제거하면 "이제 끝났다!" 하고 방심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잇몸 겉면만 아물었을 뿐, 속 안에 심어놓은 인공 치근은 아직 뼈와 단단히 붙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때부터는 아주 부드러운 미세모 칫솔을 사용해서 수술 부위 주변을 살살 쓸어주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너무 강한 전동 칫솔이나 거친 칫솔모는 잇몸에 자극을 줄 수 있으니 당분간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특히 워터픽 같은 구강 세정기를 쓰시는 분들은 수술 부위에 직접적으로 물줄기를 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수압이 상처 부위를 직접 때리면 아물던 조직이 다시 벌어질 수 있거든요.
■ 의외로 많이 하는 실수 ‘치약’ 선택
마지막으로 수술 후에 입안이 화끈거린다고 시원한 쿨링감이 강한 치약을 찾는 분들이 계신데, 이건 상처 부위에 물파스를 바르는 것과 같습니다.
강한 성분은 점막을 자극해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요.
당분간은 자극이 적은 순한 치약을 사용하시고, 가글도 알코올 성분이 없는 것으로 골라 쓰시는 게 회복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입안이 건조하지 않게 물을 자주 마셔주는 것도 잇몸 재생에 큰 역할을 합니다.
생각보다 이런 작은 습관 하나가 임플란트의 성공률을 결정짓는답니다.
며칠만 조심하면 평생 쓸 튼튼한 새 치아를 얻는 거니까, 조금 답답하시더라도 이 시기를 잘 넘기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