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치료 하면 꼭 크라운 해야 되나요?
신경치료 하면 꼭 크라운 해야 되나요?
충치가 깊어서 신경치료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그 다음 거의 꼭 따라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크라운도 해야 하나요?”
치료가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크라운까지 이어진다고 하면 비용도 부담되고, 이를 많이 씌워야 한다는 설명 때문에 망설여지실 수 있습니다.
“통증은 없어졌는데 꼭 해야 하나요?”, “일단 신경치료만 하고 크라운은 나중에 하면 안 되나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경치료를 했다고 해서 모든 치아가 무조건 크라운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금니처럼 씹는 힘을 많이 받는 치아는 크라운까지 하는 쪽이 훨씬 안전하며 남아 있는 치아양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경치료를 하면 치아가 왜 약해질까요?
신경치료는 치아 안쪽에 염증이 생긴 신경과 감염된 조직을 제거하고, 그 안을 깨끗하게 소독한 뒤 재료로 채워 넣는 치료입니다.
그런데 이 치료가 필요할 정도라면 이미 충치가 꽤 깊게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즉, 신경치료를 하는 시점에는 치아가 처음부터 건강한 상태가 아니라, 충치로 인해 많이 손상된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에 신경치료 과정에서 치아 안쪽 공간을 정리하게 되면 구조적으로 더 약해질 수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치아가 남아 있어 보여도 실제로는 안쪽이 비워지고 벽이 얇아진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특히 어금니는 씹는 힘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라서, 신경치료 후 그대로 두면 어느 순간 금이 가거나 깨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크라운은 보기 좋게 씌우는 치료가 아닙니다
환자분들 중에는 크라운을 심미적인 보철 정도로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경치료 후 크라운은 겉을 예쁘게 덮는 치료가 아닙니다.
약해진 치아를 전체적으로 감싸서, 씹을 때 힘이 한쪽에 집중되지 않도록 보호해 주는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신경치료를 끝내고 임시로 막아둔 상태에서는 일상생활이 가능해 보여도, 딱딱한 음식을 씹다가 치아 벽이 깨지거나 쪼개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 번 깨지면 크라운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추가로 기둥 치료가 필요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발치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과에서 크라운을 권하는 이유는 치료를 더 많이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힘들게 살려놓은 치아를 오래 쓰기 위해서입니다.
■신경치료 후 꼭 크라운이 필요한 치아는 어떤 경우인가요?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어금니입니다.
어금니는 음식을 씹는 힘을 많이 받기 때문에, 신경치료 후에는 크라운으로 감싸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 충치 범위가 넓어서 치아가 많이 남아 있지 않거나, 이미 치아 벽이 얇아진 경우, 씹을 때 통증이 있었거나 금이 간 흔적이 있는 경우도 크라운이 필요한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니처럼 씹는 힘이 상대적으로 적고, 충치 범위가 크지 않아서 남아 있는 치아 구조가 충분한 경우에는 꼭 크라운까지 하지 않고 레진이나 부분적인 수복으로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단순히 치아 위치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 남아 있는 치아의 양과 상태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크라운을 미루면 어떻게 될까요?
신경치료를 끝내고 통증이 사라지면 “이제 괜찮아졌나 보다” 하고 크라운을 미루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통증이 없다고 해서 치아가 튼튼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신경이 제거된 치아는 통증 신호가 줄어든 상태라, 문제가 생겨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치아가 깨져서 오시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특히 임시 재료로 막아둔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틈이 생기면 세균이 다시 들어갈 수 있고, 신경치료한 부위가 재감염될 위험도 생깁니다.
그래서 신경치료를 마쳤다면 가능한 한 치과에서 안내한 시기에 맞춰 최종 보철 치료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꼭 기억하셔야 할 점
신경치료 후 크라운은 모든 치아에 무조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치료입니다.
특히 어금니처럼 힘을 많이 받는 치아, 충치로 손상이 컸던 치아, 금이 가거나 깨질 위험이 높은 치아는 크라운까지 해야 장기적으로 훨씬 안전합니다.
지금 당장 불편함이 없다고 미루기보다는, 이 치아를 앞으로 몇 년 더 안정적으로 쓸 수 있을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신경치료를 잘 끝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치아가 다시 깨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과정까지가 치료의 일부라는 점을 꼭 기억해 두셨으면 합니다.